




엽록소를 버리고 토양의 균류와 공생하며 살아가는 이 독특한 난초는 기괴하면서도 신비로운 야생의 경이로움을 선사한다."
으름난초
Cyrtosia septentrionalis (MacAulay) Garay
■ 형태 및 생태적 특징 상세
- 엽록소가 없는 황갈색 식물체: 일반적인 식물과 달리 녹색 잎이 전혀 없다. 잎은 퇴화하여 비늘조각(인편) 모양으로 원줄기에 붙어 있으며, 식물체 전체가 엽록소가 없는 짙은 황갈색을 띤다. 높이는 50~100cm까지 꽤 크고 굵게 자라며 표면에 갈색의 거친 털이 덮여 있다.
- 노란색과 갈색이 섞인 꽃: 6~7월에 원줄기와 가지 끝에서 황갈색 꽃이 다수 모여 총상꽃차례로 핀다. 꽃받침과 꽃잎은 길쭉하고 끝이 다소 뭉툭하며, 안쪽에 위치한 입술꽃잎(순판)에는 오돌토돌한 돌기와 잔털이 융단처럼 발달해 있어 수분 매개 곤충을 유인한다.
- '으름'을 닮은 열매와 보호의 필요성: 가을이 되면 길이 5~10cm 정도의 길쭉하고 붉은 육질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다. 이 열매의 모양이 산에서 자라는 덩굴식물인 '으름'의 열매를 빼닮았다 하여 '으름난초'라는 이름이 붙었다. 서식 조건이 매우 까다롭고 개체 수가 적어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되어 법적 보호를 받는다.
■ 국내 자생 주요 부생란(무엽란) 생태 비교 (4종)
| 구분 | 으름난초 (본 종) | 천마 | 무엽란 | 대흥란 |
|---|---|---|---|---|
| 식물체 외형 | 황갈색, 굵고 잔털이 많음 | 주황색~황갈색, 매끄러움 | 갈색, 가늘고 작음 | 흰색 바탕에 붉은빛 |
| 꽃의 형태 및 색상 | 황갈색, 순판에 돌기 발달 | 황갈색, 항아리 모양 | 황갈색, 작고 순판이 갈라짐 | 흰색 꽃에 자홍색 반점 |
| 생존 방식 | 균근균 공생 (부생) | 뽕나무버섯균 공생 (부생) | 균근균 공생 (부생) | 균근균 공생 (부생) |
| 특이 사항 | 붉고 긴 육질 열매가 달림 | 감자 모양의 굵은 덩이줄기 | 어두운 숲 바닥에 낮게 자람 |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|
※ 생태 메모
으름난초는 햇빛을 받아 광합성을 하는 식물의 일반적인 습성을 버리고, 땅속 곰팡이(균근균)와 복잡한 공생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경이로운 부생식물(균종속식물)이다. 이러한 난초들은 자생지 주변 토양의 미세한 미생물 생태계가 조금만 파괴되어도 생존할 수 없으므로 다른 곳으로 이식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. 어두운 낙엽 밑에서 불쑥 솟아오른 기괴하고도 신비로운 황갈색 줄기는 그 숲이 얼마나 깊고 건강한 토양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지 증명하는 훌륭한 척도가 된다. 촬영 시에는 주변의 흙이나 낙엽 층을 밟거나 훼손하지 않도록 각별한 생태적 윤리와 배려가 요구된다.
